그밖에도 ‘아저씨 특’은 많습니다. 역사에서 교훈 찾음, “요는”이라고 함, “위하여” 라고 함, “축구 찬다”고 함, “묘하다”고 함 등등등. (”왜요는 무슨 왜요야 왜요는 일본 요가 왜요고 임마”는 아저씨 특 아니고 작은아버지 특인 것 같아서 뺐습니다.)
수많은 ‘아저씨 특’ 화법에 대해 고민해봤습니다. 이 특징은 왜 생기는 걸까요? 많은 사람들이 헉 이거 아저씨 특이다 라고 판단할 수 있는 거라면 어휘와 화법, 억양 전반에 걸친 어떤 언어의 특징이라는 게 있을 텐데 말이죠. 대화의 양상에서 권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쓰는 화법인 걸까요? 이야기를 듣는 상대방을 배려하지 않아도 되니까 사자성어부터 걸쭉한 욕까지 막 섞여 나오는 걸까요? 아니면 그냥 말이 생각이 안 나거나(“사람 셋이 모이면 없는 호랑이도 만들어낸다”랑 “삼인성호” 둘 중에 하나를 떠올려야 한다면 후자가 더 쉽지 않나요) 상대방이 내 말을 너무 대충 듣는 것 같아서 집중 시키기 위한 걸까요? 그런 거라면 오히려 짠한 마음으로 ‘아저씨 특’을 놀리지 말아야 할까요?
사실 요즘 아저씨 특 화법을 가장 많이 쓰고 있는 저 자신에게 물어야 할 질문들입니다. 저는 왜 아저씨가 되어가고 있는 것일까요?(퀴즈 화법 아니고 진짜 질문) 요즘 부쩍 많이 드는 생각 중 하나는 나도 참 나이를 먹었다는 겁니다. 왜냐하면 주위의 모든 친구들이 다 어른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어린 친구도, 사회 생활을 늦게 시작한 친구도 다들 직장인이 되어 열심히 일을 합니다. 보기만 해도 불안정해서 안타깝거나 답답했던, “너 언제 정신 차릴래”의 ‘너’를 담당했던 친구들까지 전부 다요. 그게 가끔은 대견하다가도 가끔은 다시 생각하는 것입니다. ‘나도 참 나이를 먹었구나.’ 그러면서 아저씨 화법을 구사하게 된 걸까요? 그냥 아저씨 입맛이어서 혓바닥 자체가 아저씨화 된 것은 아닐지…
아저씨 화법 이전에는 ‘헐대박짱미친’ 화법을 구사했습니다. 말 그대로 헐, 대박, 짱, 미친, 실화임? 등을 섞지 않고는 아무런 리액션도 할 수 없는, 화법보다는 일종의 질병에 가까웠던 그것. 그 시기를 간신히 지나오며 아저씨 화법에 정착하게 되었어요. 어휘가 다양해졌으니 기뻐해야 할지 이로써 젊은이의 세계에서 벗어나게 되었으니 슬퍼해야 할지 아직은 혼란스럽기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