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최근에 생겼어요. 거실에 있는 리클라이너 위. 발을 올려놓을 수 있고, 등받이 조절이 되고, 옆에는 좋아하는 그림이 놓여 있고 앞에는 책을 읽을 수 있는 스탠드 조명이 있는 곳입니다. 커다랗고 편안한 리클라이너는 첫 독립 때부터 늘 갖고 싶었는데 좁은 원룸에서 이런 걸 들였다간 이 위에서 자야 하기 때문에… 마련하는 데 아주 오래 걸린 공간입니다. 그만큼 좋아하는 장소이기도 해요.
올해 유난히 좋았던 영화가 많습니다. 오랜만에 영화관에 갈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일까요. 오프닝 시퀀스부터 눈물만 줄줄 흘렸던 <애프터양>, ‘영화’라는 예술을 다시 사랑하게 만들어버린 <놉>, <헤어질 결심>까지 다 좋았고 시리즈로는 <더 베어>도 너무 좋았는데… 역시 딱 하나를 꼽아야 한다면 <에에올>입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지난번에 나누었으니 넘어갈게요.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가장 자주 먹은 음식은 당근 라페가 아닐까요? 집에 있는 가장 큰 볼을 꺼내고, 커터로 당근 두세 개를 닥닥 긁어넣고, 소금 조금 후추 화이트발사믹 레몬즙 홀그레인머스타드는 잔뜩 넣고 하염없이 뒤적이다보면 머리 속이 깨끗하게 비워집니다. 만들 때는 정신이 맑아지고 완성하고 통에 담으면 뿌듯하고 먹을 때는 맛있으니까 앞으로도 우리집 김장 김치처럼 한 자리 차지하고 있을 메뉴겠죠.
밀리의 서재 기준으로, 2022년엔 142권의 책을 들춰봤고 138시간 동안 책을 읽었대요. 그중 가장 좋았던 책을 꼽기란 정말 어렵지만… 얀 마텔의 <포르투갈의 높은 산>을 추천해봅니다. 새해니까요.
10년도 더 전에, 친구들과 마구잡이로 뿌린 글에 따뜻하고 멋진 답장을 보내준 언니가 있었거든요. 그 뒤로도 가끔 하트와 편지와 커피와 책과 포토카드(!) 같은 것들을 자꾸 보내주기만 한 언니인데, 2022년에 처음으로 만났습니다. 조금 어색했지만 너무 좋은 만남이었고 앞으로도 자주 만나고 싶은 새로운 친구!
네 번째 회사에 다니게 됨! 그리고 여기에서 10년차 직장인이 되었네요. 2014년 1월 2일에 첫 출근을 했던 기억이 선명한데 9년이 이렇게 빨리 가는 시간이었나 싶어요.
당일 취소된 이사 해냄
더 적게 사고 적게 쓰고 지독할 만큼 더 오래 쓰기
선택이 가능할 때는 최대한 채식하기
프로젝트 성과 내기-숫자로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최근 몇 년 동안 새해 소원으로 늘 똑같은 걸 말했던 것 같습니다. 외할머니가 지금처럼 건강하셨으면 좋겠어요. 이왕이면 아주 오랫동안이요.
두 번째 소원은 정말 없는데, 굳이 꼽아보자면 국정 안정화…?
세 번째 소원은 오히려 쉽죠. 일확천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