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그 뒤로 집에서 뭔가 고장났을 땐 (세탁기, 보일러, 가스레인지 같은 것들) 무조건 네이버 블로그나 다음 블로그, 티스토리 블로그 글을 샅샅이 뒤집니다. 거기에는 현자와 은인들이 계시거든요. 아무리 말도 안 되는 해법처럼 들리더라도 일단 따라해보세요. 그럼 거기에 길이 있습니다. 한번은 보일러가 안 되길래 현자들의 방을 뒤졌는데 또 이런 말이 있더라고요. 헤어 드라이기로 방에 달린 온도 조절기를 녹여보세요. 아니 이게 베란다에 있는 보일러 본체도 아니고 대체 무슨 소리람? 투덜대면서 따뜻한 바람을 쐬어줬더니… 결과는 여러분도 이미 알고 계시겠죠.
#6. 온수는 왼쪽, 냉수는 오른쪽
이건 그냥 제가 바보였던 이야기인데요. 어느날 온수가 안 나오는 겁니다. 몇 달 전 이미 온수가 안 나온다고 했더니 물을 최대 수압으로 틀지 말고 그보다 조금 약하게 틀라는 현자의 조언이 있었기에, 이번에도 제가 물을 최대로 틀었나 싶어 보았더니 그것도 아니더라고요. 마침 여름이기도 했고 며칠을 찬물로 씻다가 결국 엄마랑 부산여행 다녀와서 보일러 수리를 해야겠다 결심했습니다. 그리고 부산 호텔에 갔는데 문득, 샤워기의 온수는 왼쪽 냉수는 오른쪽인 게 눈에 들어왔습니다. 어 내가 집에서 온수를 어떤 방향으로 틀었더라?
집 샤워기는 오래돼서 냉온수 표시가 다 지워져 있는데 그냥 늘 고정된 상태로 틀곤 했거든요. 왠지 화장실 청소를 하면서 냉수를 썼던 것 같기도 하고… 집에 돌아와보니 역시나~ 레버가 한껏 오른쪽으로 돌아가 있었다는 이야기. 이 정도는 치매나 그런 거 아니죠? 잠시 뭐에 씌었거나 아무튼 귀여운 실수^.~
#7. 가스보일러의 적정 수분 섭취량은
이건 현재 진행형인 이야기입니다. 어느 저녁 뜨거운 물로 뽀득뽀득 설거지를 하는데 갑자기 지하암반수마냥 찬물이 쏟아지더라고요. 보일러를 보니 ‘물 보충’ 램프가 깜빡깜빡. 이렇게 또 한 단계 레벨업을 하는구나 생각하며 나니아 옷장을 열고 보일러 위치로 갔죠. 근데 제가 까먹고 있었던 한 가지. 보일러실 앞에 세탁기가 있어서 보일러 문이 막혀 있다는 거… 보일러 수리할 땐 아저씨들이 세탁기 들어내고 열었지만 7kg 용량 통돌이 세탁기가 뭐 이리 무거운지 꿈쩍도 안 한다는 거…^^